버팔로 솔저
미국 웨스트포인트(육사)는 1802년에 설립되었는데, 1877년에야 흑인 생도 헨리 오시언 플리퍼가 최초로 졸업했다. 그는 남부 조지아주에서 1856년에 노예로 태어났다가 남북전쟁 중에 노예 신분에서 해방되었고, 전후 재건기에 애틀랜타 대학교를 다니고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했다. 사관학교에는 이미 네 명의 흑인 생도가 다니고 있었지만 백인 생도들의 차별이 심했다. 플리퍼는 불굴의 의지로 차별을 이겨냈고 최초로 사관학교를 졸업한 흑인장교가 되었다. 그가 배치된 곳은 흑인으로만 구성된 제10기병연대였다. 제10보병연대가 만들어진 것은 1866년으로 남북전쟁(1861-1865) 직후였다. 흑인 병사가 필요했던 미군은 두 기병연대(9, 10기병)와 두 보병연대(24, 25보병)를 별도로 만들었다. 미국 의회가 정식으로 창설 결정한 부대다. 이 네 부대 소속 흑인 병사들이 바로 ‘버팔로 솔저’이다. 당시 흑인과 백인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지 못했다. 미군이 인종 구분을 폐지한 것은 1948년이고, 6·25한국전쟁이 사실상 흑백 병사가 동일 부대원으로 참가한 첫 전쟁이었다. 그런데 왜 ‘버펄로 솔저’라고 했을까. 원래 버펄로 솔저는 원주민 부족 샤이엔(‘야생 버팔로’라는 뜻)의 전사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이들 부대에 붙었다는 설, 제10보병연대를 설립하고 코만치 인디언 토벌에 나섰던 벤저민 그리어슨 대령은 코만치 족이 흑인 병사의 검은 곱슬머리가 버펄로 몸에 난 털을 연상시켜서 흑인 병사들을 그렇게 불렀다고 얘기했다는 설이 있다.